제 목 | [문화일보]100% 국내 최첨단 기술로 설계·시공… 미래 청정에너지 대표주자 (2019.12.18) | |||||||
날 짜 | 2019.12.26 | |||||||
탐라 해상풍력 발전 한경면 두모리 ~ 금등리 구간 국내 최초·유일의 ‘상업용’ 세계 9번째 보유국 발돋움 연간 발전량 8만5000MWh 2년간 총 507억 매출 올려 수익금 주민 발전기금 지원 신재생에너지 산업 견인차 지난 11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일주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한 시간쯤 이동했다. 한경면 두모리~금등리에 이르자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에 거대한 바람개비 10기가 우뚝 선 채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높이 80m, 날개 길이 44m에 이르는 이 대형 바람개비들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상업용 해상풍력 발전인 ‘탐라 해상풍력 발전’이다. 우여곡절 끝에 개발사업 시행승인 10여 년 만에 설치가 완료돼 2017년 9월부터 2년째 운행 중이다. 탐라 해상풍력 발전 준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9번째 해상풍력 보유국으로 발돋움했다. 미래 청정에너지 자원 대표주자인 해상풍력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100% 국내 최첨단 기술·자본 집약…수출까지 목표 =‘풍향:북북서, 풍속:9.6m/s, 1호기 2975㎾, 7호기 2579㎾…’ 탐라 해상풍력 발전 운영사는 발전기 이름과 같은 탐라 해상풍력 발전으로 한국남동발전의 자회사다. 본사 2층 종합상황실 창문을 통해 500~1000m 떨어져 있는 10기의 발전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3만 ㎾가 꽉 채워지면 오늘 저녁엔 기분 좋게 삼겹살 먹으러 가야죠. 우리는 회식 때 ‘바람아’하고 건배 제의를 하면 ‘불어라’하고 화답합니다.” 우광호 탐라 해상풍력 발전 대표가 상황판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발전기 1기당 최대 출력은 3000㎾이고, 10기의 최대 총출력은 3만㎾(30㎿)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잔잔했던 바람은 오후 3시가 넘어가면서 자동차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할 정도로 거세졌다. 제주도가 괜히 ‘삼다도’(三多島·바람, 여자, 돌이 많다고 붙여진 별칭)가 아니었다. 한때 바람 속도가 최대 출력이 나오는 13m/s까지 올라가면서 총출력은 2만8000㎾까지 올라갔다. 빠르고 질 좋은 제주 바람 덕분에 탐라 해상풍력의 지난 2년 실적은 목표치를 초과했다. 기존 계획은 가동률 95% 수준이었지만 2017~2018 년, 2018~2019년 모두 가동률이 99%를 웃돌았다. 이용률 역시 28.9%를 예상했지만, 2년 평균 31%대의 이용률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첫해에 268억 원, 이듬해 239억 원 등 2년간 총 50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1650억 원의 사업비 회수 기간은 14.5년 정도로 잡아놨는데, 지금 같은 추세대로라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탐라 해상풍력의 연간 발전량은 총 8만5000㎿h로 제주 도민 9만6000명(약 2만4000가구)이 1년간 이용 가능한 수준이다. 하루 평균 제주 전력 소비의 3.7%로 비중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육지에서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 제주 사정을 고려하면 자체 생산되는 친환경 전력이라는 점에서 뜻깊다. 실제로 연간 4만t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탐라 해상풍력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최초·유일의 상업 해상풍력 발전으로 상징성이 큰 가운데 100% 토종 기술과 자본으로 세워졌다는 점이다. 발전기들은 설계, 제작, 설치 등 전 공정에 100% 국산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또 남동발전과 두산중공업이 주주로 참여하고,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금융지원을 통해 재원을 조달했다. 국내에서 자체 제작한 기자재를 설치·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의 초석이 마련된 셈이다. 김동명 탐라 해상풍력 발전 본부장은 “외국에서도 견학을 오곤 한다”며 “제작사인 두산중공업이 탐라 해상풍력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수출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탐라 해상풍력의 성공을 바탕으로 현재 서남해에 60㎿ 규모의 해상풍력단지가 추가로 조성돼 시 운전 중이고, 제주도 내에서도 또 다른 해상풍력단지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발전기금 지원·관광 자원 창출…지역 사회 효자 역할 톡톡 = 지금의 탐라 해상풍력이 있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주민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날개가 돌아가면서 생기는 소음과 시설물 설치에 따른 어획량 감소 가능성이 주된 이유였다. 소음 유발 정도가 40dB 정도로 주거 지역의 사업장 및 공장 소음 규제 기준보다 낮다는 점과 바다 밑 구조물이 오히려 인공어초 역할을 하며 어획량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들어 주민들을 꾸준히 설득했다. 수익 일부를 떼어 주민 발전기금으로 지원하고 체험마을과 리조트 등을 짓는 등 상생모델을 발굴한 점도 주효했다. 변경자 두모리 사무장은 “마을에 발전 시설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 이사까지 생각했는데,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안 나니 우리가 생각해도 참 희한하다”며 “이제는 풍차 마을로 통해 마을 사람들이 가게 이름을 지을 때 꼭 ‘풍차’를 넣으려 한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대한민국 해상풍력 활성화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공동기획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출처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121801032703017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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